10km 러닝이 덜 힘들어졌다— 심박이 낮아진 3주간의 변화
다시 10km를 달리고 있다
9월에 들어서면서 저녁 공기가 조금씩 달라졌다. 한여름처럼 숨이 턱 막히는 날이 줄었고, 최근 네 번의 러닝에서는 모두 10km를 채웠다. 그런데 거리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10km를 달렸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 거리가 예전만큼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후반에 억지로 페이스를 붙잡고 버티는 느낌이 줄었고, 오히려 마지막에는 자연스럽게 속도를 올릴 여유가 남아 있었다.
불과 3주 전만 해도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REBUILD를 시작하던 8월 중순에는 5~6km를 달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거리가 길어질수록 다리가 무거워지면서 심박이 먼저 올라갔다. 페이스를 유지한다기보다 어떻게든 끝까지 가져간다는 표현이 더 가까웠다. 그런데 아직 빨라졌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시점인데도, 이제는 같은 속도를 더 오래 유지할 수 있게 됐고 달리기가 끝난 뒤의 여유도 달라져 있었다.
REBUILD #1에서는 과거와 현재의 접지시간 차이를 하나의 기준점으로 남겼다. 당시에는 체중이 원인일 수도 있고, 유산소 체력이 떨어진 영향일 수도 있으며, 러닝폼을 포함한 다른 요인이 섞여 있을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후 케이던스와 접지시간의 관계를 따로 살펴봤고, 주법을 바꿨을 때 접지시간이 실제로 달라질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이번에는 그 원인을 하나씩 좁히려는 것이 아니라, 그 기준점을 만든 뒤 약 3주 동안 실제 러닝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한 번 기록해두려 한다.
같은 페이스, 3주 뒤
비교한 날은 8월 14일과 9월 5일이다. 두 날 모두 Mach5를 신고 같은 코스에서 Stryd Duo를 사용했고, 평균 페이스도 약 5분 39초로 같았다. 모든 조건이 동일했던 것은 아니다. 8월 중순보다 9월 초에 기온이 많이 낮아졌고, 그 사이 체중도 약 1.5kg 줄었기 때문에 두 세션의 차이를 모두 훈련 효과로 돌릴 수는 없다.
그래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숫자는 심박이었다. 같은 평균 페이스에서 8월 14일의 평균 심박은 175.0bpm이었지만 9월 5일에는 157.7bpm으로 내려갔다. 관측값만 놓고 보면 17.3bpm의 차이다.
물론 이 숫자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기온이 낮아지면 같은 달리기에서도 심박 부담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두 세션을 15°C 조건으로 보정해봤고, 그 결과는 156.1bpm에서 146.9bpm으로 약 9.2bpm 차이가 남았다. 이 보정 역시 실제 몸에서 직접 측정한 값이 아니라 모델을 이용한 추정치이므로 정확한 훈련 효과를 뜻하지는 않는다. 다만 기온 차이와 체중 감소가 함께 있었음을 감안하더라도, 3주 전보다 같은 속도의 생리적 부담이 낮아진 방향 자체는 꽤 분명하게 보인다.
체감도 데이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8월에는 5km를 넘기면서부터 페이스를 지키는 일이 점점 부담스러웠다면, 최근에는 10km 후반에도 가속할 여유가 생겼다. 9월 5일에는 10km를 평균 5분 39초로 달렸고, 후반에는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려 한때 4분대 초반까지 들어갔다. 그때도 완전히 소진됐다는 느낌보다는 조금 더 달릴 수 있을 것 같은 여유가 남아 있었다. 이번 리빌드에서 지금까지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을 하나 고르라면, 최고 속도보다는 바로 이 지점일 것이다. 같은 속도를 버틸 수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몸을 사용하는 방식도 조금 달라졌다
심박에서 끝났다면 단순히 유산소 체력이 조금 돌아오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같은 두 세션의 러닝 다이내믹스를 비교해보니, 몸을 쓰는 방식에서도 몇 가지 변화가 함께 나타났다.
접지시간은 250.4ms에서 243.5ms로 6.9ms 감소했고, 다리를 하나의 스프링처럼 봤을 때 지면에 얼마나 강성 있게 대응하는지를 나타내는 LSS는 13.50kN/m에서 14.26kN/m로 5.6% 증가했다. 반대로 수직진폭은 62.8mm에서 57.9mm로 4.9mm 감소했고, Form Power는 85.1W에서 80.7W로 5.2%, 충격부하율은 60.3BW/s에서 56.6BW/s로 6.1% 낮아졌다.
케이던스도 달라졌다. Stryd 원자료 기준으로 89.2에서 92.4로 3.6% 증가했고, 양발 기준으로 환산하면 대략 178spm에서 185spm 정도다. 그와 함께 보폭은 1,007mm에서 973mm로 35mm 줄었다. 같은 페이스를 이전보다 조금 더 짧고 잦은 걸음으로 만들고 있었던 셈이다.
이 변화들을 각각 떼어놓고 보면 어느 하나만으로 러닝폼이 좋아졌다거나 러닝 이코노미가 향상됐다고 말하기 어렵다. 접지시간이 짧아졌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주법이 되는 것도 아니고, LSS가 높아졌다는 이유만으로 더 효율적으로 달린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다만 같은 페이스에서 접지시간과 LSS뿐 아니라 수직 움직임, Form Power, 충격부하율, 케이던스와 보폭까지 여러 지표가 동시에 달라졌다는 사실은 남는다. 적어도 8월 14일과 9월 5일의 두 러닝에서 몸이 같은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파워 역시 290.6W에서 281.2W로 9.3W, 약 3.2% 낮아졌다. 이것을 곧바로 같은 속도에 필요한 힘이 줄었다고 해석하기보다는, 같은 Stryd 센서가 추정한 러닝 파워가 낮아졌다는 관찰값으로 남겨두는 편이 맞다. 이번 비교에서 중요한 것은 어느 한 지표가 좋아졌다는 사실보다, 같은 페이스의 러닝을 만들어내는 여러 요소가 동시에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숫자는 한 방향으로만 좋아지지 않았다
리빌드 과정이 처음부터 이렇게 정돈돼 있었던 것은 아니다. 8월 말에는 접지시간이 더 크게 짧아지고 LSS가 빠르게 올라가는 구간이 있었지만, 그와 동시에 수직 움직임과 충격 관련 지표도 함께 커지는 모습이 나타났다. 접지시간과 LSS만 본다면 오히려 그때가 더 좋아 보일 수도 있었지만, 다른 지표를 함께 놓고 보면 그렇게 단순하게 판단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이번 변화 역시 GCT가 줄었다거나 LSS가 높아졌다는 한두 개의 숫자로 설명하고 싶지는 않다. 지금 흥미로운 것은 접지시간이 어느 정도 짧아진 상태에서 LSS는 시작점보다 높게 유지되고, 동시에 수직진폭과 Form Power, 충격부하율은 이전보다 낮아졌다는 조합이다. 이것이 더 효율적인 움직임을 의미하는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리빌드 초반의 움직임과 지금의 움직임이 같은 모습은 아니다.
케이던스도 비슷하다. 처음에는 케이던스를 올리면 접지시간이 자연스럽게 짧아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별도로 진행한 케이던스 실험에서는 케이던스만 바꿨을 때 GCT가 예상만큼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번 6.9ms의 감소를 케이던스 하나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최근 주법 실험에서 의식했던 움직임이 평소 조깅에 어느 정도 남았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것 역시 지금 단계에서는 하나의 가설일 뿐이다.
무엇 때문인지는 아직 모른다
심박은 낮아졌고, 더 오래 달릴 수 있게 됐으며, 같은 페이스에서 러닝 다이내믹스도 달라졌다. 이 세 가지가 같은 3주 안에서 일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하나가 다른 하나를 만들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거의 매일 달리면서 유산소 적응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고, 기온도 내려갔으며 체중도 약 1.5kg 줄었다. 러닝을 반복하면서 움직임이 조금씩 익숙해졌을 수도 있고, 주법 실험의 영향이 평소 달리기에 남았을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수면이나 누적 피로처럼 이번 비교에서 충분히 통제하지 못한 변수도 있다. 지금 가진 데이터만으로는 이 중 어느 하나를 골라 원인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어쩌면 그게 리빌드라는 과정에 더 가까운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유산소 체력이 따로 돌아오고, 러닝폼이 예전과 비슷해지고, 체중이 별개의 변수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변화가 서로 겹쳐지면서 어느 날 이전보다 조금 덜 힘들게 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먼저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데이터는 그 뒤에야 그 변화가 어디에서 나타났는지를 보여준다.
새로운 기준점
그래서 9월 5일을 새로운 기준점으로 남겨두려고 한다. 같은 Mach5를 신고 같은 코스에서 비슷한 페이스로 달렸고, 심박과 파워, 접지시간, LSS를 포함한 러닝 다이내믹스가 모두 기록돼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가능한 한 비슷한 조건에서 같은 방식으로 데이터를 쌓아가면, 지금 보이는 변화 가운데 무엇이 계속 이어지고 무엇이 일시적인 변화였는지 조금씩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REBUILD #1에서 남긴 기준점은 잘 달리던 과거와 지금 사이의 거리였다면, 이번 기준점은 조금 다르다. 이제부터는 과거의 나를 바라보는 대신, 지금의 나와 몇 달 뒤의 나를 비교하기 위한 출발점에 가깝다.
아직 돌아왔다고 말하기에는 이르다. 과거의 기록과 비교하면 지금의 속도는 느리고, 10km를 편하게 달릴 수 있게 됐다는 사실 하나로 리빌드가 끝난 것도 아니다. 그래도 3주 전에는 5km 이후를 버텨야 했던 몸이 이제는 같은 평균 페이스로 10km를 달리고, 후반에 조금 더 속도를 올릴 여유를 남기기 시작했다.
이번 3주 동안 가장 크게 변한 것은 아마 속도가 아닐 것이다. 같은 달리기가 덜 힘들어졌고, 그 상태를 조금 더 오래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데이터를 다시 열어보니, 그 사이 몸을 쓰는 방식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다.
지금은 그 정도만 확인해두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