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접촉시간은 줄고 수직진폭은 늘었다, 나쁜 신호일까? Stryd 풋패스로 본 러닝 폼
달리기 기록에서 지면접촉시간(Ground Contact Time, GCT)은 짧아졌는데 수직진폭(Vertical Oscillation, VO)은 오히려 커지는 경우가 있다. 접지가 간결해진 것인지 몸을 더 띄우며 달린 것인지는 시계의 숫자만으로 가르기 어려운데, 의도적으로 두 가지 폼을 번갈아 달린 기록을 Stryd의 풋패스(Footpath)로 한 걸음씩 펼쳐 보니 두 폼은 착지와 도약의 자세 자체보다 그 자세에 도달하고 지나가는 속도에서 달랐다. 이 글에서는 발이 지면에 들어오고, 지면을 떠나고, 다음 걸음으로 당겨지는 과정을 순서대로 따라가며 조금 커진 수직진폭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다시 살펴본다.
숫자로 짐작했던 두 달리기
「러닝 수직진폭(VO), 낮을수록 좋을까」에서 다룬 내 기록이 그런 경우였다. 비슷한 페이스와 케이던스에서 GCT는 짧았지만 VO는 조금 큰 값을 보였고, 다리를 하나의 스프링으로 봤을 때 얼마나 단단하게 반응하는지를 나타내는 다리 강성(Leg Spring Stiffness, LSS)도 높았다. 당시에는 세 지표의 관계를 바탕으로 짧고 단단한 접지 뒤에 체공이 늘어난 결과라고 추측하였다. 시계가 준 숫자로부터 실제 움직임을 거꾸로 짚은 것이다. 하지만 숫자는 이미 일어난 한 걸음을 몇 가지 특성으로 압축해 보여줄 뿐, 발이 어떤 경로로 착지에 들어왔고, 접지 중에는 어떻게 움직였으며, 지면을 떠난 뒤에는 어떻게 다음 걸음으로 이어졌는지까지는 보여주지 못한다.
그 숫자를 만든 움직임을 시간 순서로 펼쳐볼 수 있는 것이 풋패스다. 신발에 다는 센서인 Stryd가 러닝 중 발의 움직임을 감지해 한 걸음 동안 지나간 경로를 재구성하는데, 발의 위치만이 아니라 각 구간을 통과한 시간과 신발의 방향 변화도 함께 볼 수 있다. 당시 다이나믹스(Running Dynamics) 지표로 짐작했던 차이가 실제 발 궤적에서는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이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비교한 것은 8월 26일 의도적으로 다른 두 가지 폼으로 달린 기록이다. 폼 A는 탄성을 살리기 위해 몸의 중심을 높이고 몸을 띄운다는 느낌으로 달렸고, 폼 B는 VO를 제한하기 위해 몸의 중심을 낮춘다는 느낌으로 달렸다. 페이스가 안정된 구간에서 A–B–B–A 순서를 세 차례 반복했다.
두 폼의 케이던스는 약 175spm으로 거의 같았다. 반면 폼 A는 폼 B보다 GCT가 약 12ms 짧고 LSS는 7.4% 높았으며, VO는 3.1mm, 충격 부하율(Impact Loading Rate, ILR)은 3.2% 높았다. 케이던스가 같았으니 이 차이는 한 걸음 안에서 착지하고 지지하고 지면을 떠나는 움직임이 달라진 데서 나온 것이다.

발이 땅에 닿기 전부터 달랐다
두 폼은 같은 자세로 착지했지만, 그 자세로 들어오는 발의 움직임이 달랐다. 여기서 보는 발의 움직임은 트랙 위를 앞으로 달리는 속도를 뺀, 달리는 사람의 몸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러닝머신 위에서 달리는 모습을 옆에서 본다고 생각하면 가깝다. 발이 마지막으로 내려오는 구간에서 폼 A의 발은 폼 B보다 더 빠르게 떨어졌고, 지면에 닿기 직전 두 폼 모두 하강이 거의 멈춘 뒤에도 폼 A의 발은 몸 뒤쪽으로 더 빠르게 끌려 들어오고 있었다. 그런데 실제로 지면에 닿는 순간의 발 각도는 두 폼이 거의 같았다.

이 차이는 착지 직후의 하중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ILR은 폼 A가 폼 B보다 3.2% 높았는데, 발이 닿은 뒤 몸무게가 다리에 실리는 속도가 더 가팔랐다는 뜻이다. 풋패스에는 그 숫자가 기록되기 직전, 발이 더 빠르게 뒤로 끌리며 지면으로 들어오는 장면이 남아 있었다.
그렇다면 폼 A는 한 걸음 동안 지면에서 더 많은 힘을 받아냈을까. 일정한 속도로 달리는 동안에는 한 걸음마다 지면을 눌러 몸이 떨어지지 않도록 받쳐야 하는데, 그 총량(수직충격량)은 한 걸음에 걸리는 시간, 즉 케이던스로 정해진다. 두 폼의 케이던스가 같았으니 한 걸음에 받아낸 총량도 거의 같았고, 계산해 보면 차이가 0.3%도 되지 않았다. 다른 것은 그 총량을 받아낸 시간이었다. 폼 A는 같은 양을 약 12ms 짧은 접지 안에 처리했고, 그만큼 접지 중 평균적으로 약 4.5% 더 큰 힘이 걸렸다. 이 값은 짧아진 GCT에서 계산으로 따라 나오는 것이지만, 그 힘이 실제로 접촉 직후부터 가파르게 걸렸다는 것은 실측값인 ILR이 보여준다.
더 많은 힘을 받은 것이 아니라, 거의 같은 양의 힘을 더 짧고 강하게 받아낸 것이다.
같은 자세에 더 빠르게 도달했다

지면을 떠날 때도 두 폼은 같은 자세였고, 차이는 그 자세를 지나가는 속도에 있었다. GCT가 약 12ms 짧았다면 폼 A는 발을 덜 굴린 채 서둘러 지면을 떠난 것일까. 착지할 때의 신발 방향을 0도로 두고 발이 지면을 떠나는 도약(Toe-off) 순간까지 얼마나 굴러갔는지를 보면, 폼 A는 약 81.1도, 폼 B는 약 80.7도로 사실상 같았다.
차이가 생긴 곳은 도약 직전의 마지막 구간이다. 도약 50ms 전만 해도 폼 A의 발은 오히려 조금 덜 굴러가 있었는데, 이후 25ms 사이에 회전이 급격히 빨라지면서 차이를 따라잡았고, 도약 순간에는 같은 각도를 약 48% 빠른 회전속도로 지나갔다. 뒤처진 상태에서 같은 시간 안에 같은 자리까지 가려면 더 세게 굴려야 하듯, 폼 A는 이 짧은 구간에서 신발을 더 세게 굴렸다.

도약에 가까워지면서 두 폼 모두 회전이 느려졌지만 폼 A는 앞서 만든 빠른 회전을 유지한 채 지면을 떠났다. 폼 A의 짧은 GCT는 발을 덜 쓰거나 동작을 생략한 결과가 아니었다. 같은 회전 범위를 더 빠르게 통과한 결과였다.
달리는 동안 폼 A에서 내가 느낀 감각은 바닥을 ‘탕’ 하고 발목으로 튕겨 내는 쪽에 가까웠다. 폼 B가 발을 디딘 채 체중이 한 번 가라앉았다가 올라오는 ‘턱’ 하는 착지라면, 폼 A는 발이 닿는 순간 바닥을 때리고 곧바로 튀어 나가는 느낌이다. 기록에도 그 감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폼 A의 발은 착지를 앞두고 뒤로 끌어내리듯 더 빠르게 지면에 들어왔고 하중도 접촉 직후부터 가파르게 걸렸으며, 그렇게 빨리 눌린 다리는 그만큼 빨리 되돌아왔다. 폼 A의 LSS가 폼 B보다 7.4% 높았다는 것이 그 반응을 보여준다. 도약 직전의 빠른 발목 회전도 착지 때 바닥을 탕 하고 받아낸 다리와 발목이 그대로 되튕기며 만든 것으로 보인다.
위쪽으로 빠져나온 발은 어떻게 다음 걸음으로 이어졌을까

지면을 떠나는 발의 빠르기는 두 폼이 거의 같았지만, 향하는 방향이 달랐다. 달리는 사람을 기준으로 보면 폼 A의 발은 앞쪽으로 향
하는 성분이 작고 위쪽으로 올라가는 성분이 컸다. 발이 빠져나가는 각도는 폼 A가 약 55도, 폼 B가 약 31도로 폼 A가 더 위를 향했다. 앞에서 본 회전각처럼 신발이 얼마나 기울었는지를 나타내는 값이 아니라, 발이 지나가는 길의 기울기다.
몸에서는 폼 A의 VO가 3.1mm 크게 나타났고, 발에서는 위로 향하는 속도가 더 빠르고 빠져나가는 길도 더 가팔랐다. 같은 달리기의 위아래 움직임이 몸에서는 VO로, 발에서는 풋패스의 방향 차이로 기록된 것이다.
폼 A는 도약 직전에 만든 빠른 회전과 상승을 지면을 떠난 뒤에도 이어갔다. 도약 뒤에도 폼 A의 신발은 계속 돌아간 반면 폼 B의 신발은 되돌아오기 시작했고, 폼 B의 발이 먼저 최고점을 지나 내려오기 시작하는 동안에도 폼 A의 발은 계속 올라가면서 두 궤적이 벌어졌다. 각자가 도달한 최고 높이를 비교하면 폼 A가 약 4cm 높았다.
몸의 VO 차이는 3.1mm인데 발의 높이는 약 4cm 차이가 났으니, 발이 더 높은 경로를 그린 것을 몸이 조금 더 떠오른 것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도약 직전에 만든 빠른 회전이 지면을 떠난 뒤에도 이어졌고, 여기에 다리를 몸 쪽으로 빠르게 당기는 움직임이 더해졌다. 실제로 지면을 떠난 발이 최고점에 이르기까지 다리가 접히는 각도는 폼 A가 3도 가까이 더 컸고, 그 구간을 지나는 평균속도도 약 10~12% 빨랐다. 다리를 더 접으면 돌리기가 그만큼 가벼워지니, 같은 리듬 안에서 더 빠르게 당겨 올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면을 떠나는 순간부터 모든 속도가 더 빨랐던 것은 아니다. 도약 순간에는 비슷한 빠르기의 발이 더 위쪽을 향했고, 이후 상승과 회전이 이어지면서 다리를 빠르게 당겨 다음 걸음으로 넘어갔다.
그런데 두 폼의 케이던스는 거의 같았고 풋패스에서 확인한 한 걸음의 전체 시간도 일관된 차이가 없었다. 결국 폼 A는 한 걸음에 쓸 수 있는 같은 시간 안에서 접지를 일찍 끝내고 그 뒤 다리를 더 빠르게 당긴 것이다. 내가 지향하는 빠른 트랜지션도 케이던스 숫자를 높이는 것보다, 지면에서 빠져나와 다리를 당겨 다음 걸음으로 넘어가는 이 과정에 가깝다.
다시 VO를 보면
VO만 보면 폼 A는 더 뜨고 폼 B는 덜 뜨는 달리기다. 그러나 이번 기록에서 폼 A의 조금 큰 VO는 몸이 위아래로 헛되이 흔들린 흔적으로 읽히지 않는다. 거의 같은 양의 힘을 더 짧은 접지로 받아냈고, 도약 직전에 만든 빠른 회전을 다리를 당기는 동작까지 이어갔으며, 조금 커진 VO는 그 과정에서 발과 몸이 함께 조금 더 위로 향한 결과다. 적어도 이 속도에서는 내가 지향하는 짧고 탄성적인 접지와 빠른 트랜지션에 더 가까운 쪽이 폼 A였고, VO의 소폭 상승은 이 평가를 뒤집지 않는다.
자신의 기록에서도 비슷한 페이스와 케이던스의 구간끼리 비교해야 한다. 그 조건에서 GCT가 짧아지고 LSS가 높아졌다면, VO가 조금 커졌다는 이유만으로 비효율적인 달리기라고 볼 필요는 없다. 속도가 달라지면 이야기도 달라질 수 있다.
이 움직임은 속도가 달라져도 같을까
발이 지면을 떠나는 방향만 보면 다른 질문이 생긴다. 도약 순간 두 폼의 발 빠르기는 비슷했지만 폼 A는 위쪽 성분이 컸고 폼 B는 앞쪽 성분이 컸다. 앞으로 향하는 성분이 크고 위쪽 성분이 작았던 폼 B가 더 효율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런데 한 걸음 동안 두 폼의 앞뒤 방향 속도는 거의 같은 곡선을 그렸다. 도약 무렵 발의 앞쪽 속도는 빠르게 커지는 중이었으니, 폼 B의 앞쪽 성분이 컸던 것은 같은 곡선 위에서 더 늦게 지면을 떠난 결과로 볼 수 있다. 게다가 발이 앞으로 향하는 속도가 크다고 해서 몸을 앞으로 보내는 효율까지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 도약 직후 발은 다음 착지를 위해 앞으로 이동해야 하며, 발의 이동 방향과 몸의 전진은 같은 것이 아니다. 반대로 폼 A처럼 위쪽으로 빠져나가는 도약이 어느 속도에서나 유리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위로 빠져나온 발이 빠른 전환에 필요한 움직임인지, 속도가 올라가면 불필요한 위아래 움직임으로 남는지는 이번 비교만으로 알 수 없다.
이번 기록은 약 2.7m/s라는 한 속도대에서 이루어졌다. 페이스가 빨라지면 GCT는 더 짧아지고 보폭과 체공시간도 달라지며, 발이 빠져나가는 방향과 다리를 당기는 궤적도 함께 달라질 수 있다. 그때도 바닥을 탕 하고 튕겨 내는 폼 A의 도약이 같은 방식으로 빠른 전환에 기여할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